1. 예전과 달라진 회식, 분위기도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회식이 직장인의 '의무'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퇴근 후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술자리, 상사의 권유는 거절하기 어려웠고, 참석 자체가 인사평가의 일환처럼 여겨지기도 했죠.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얼마나 함께했는지가 조직 적응의 척도로 보이던 분위기 속에서, 개인의 건강이나 생활 리듬은 종종 뒤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특히 음주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였고, 회식은 단지 피로를 더하는 '사회적 의무'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다양한 일상의 방식들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고, 회식 문화 역시 그 중심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참석 여부는 더 이상 강요되지 않으며, 점심 회식이나 브런치 모임처럼 술 없이도 구성원 간 소통이 가능한 방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율성'과 '존중'이 회식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회식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바뀌고 있어요.
이제 회식은 꼭 술을 마셔야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관계를 다지고, 업무 외의 인간적인 면을 나누는 소통의 시간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회식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가까워질 기회를 얻고, 또 누군가는 잠시 업무에서 벗어나 한 템포 쉬어가는 계기를 갖기도 하죠. 물론 여전히 회식이 불편하거나 부담스러운 사람도 있습니다. 음주를 원치 않거나, 사회적 관계에 소모를 느끼는 경우라면 회식 자리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경험일 수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회식이 변했다’는 사실보다 ‘그 안에서 나는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스스로 정하는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나의 컨디션과 일상을 먼저 고려하는 기준을 갖는 것. ‘누구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을 보낼 것인가’를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을 때, 회식은 더 이상 견디는 자리가 아닌, 내 삶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조율 가능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시대의 회식은 그렇게 나의 선택에서 출발합니다.
2.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내 기준부터 세워야 합니다
어떤 회식은 피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외부 미팅이나 상사와의 공식적인 자리, 팀 전체의 분위기를 위해 꼭 참석해야 할 경우처럼요. 그런 날에는 억지로 피하기보다, 그 자리를 어떻게 ‘내 방식대로’ 잘 소화할지를 먼저 고민하는 게 훨씬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그 시작은 바로 ‘기준 세우기’입니다.
예를 들어, 나만의 원칙을 정해두는 거예요. “첫 잔은 받되 더 이상 마시지 않는다”, “알코올이 약한 음료만 고른다”, “음식과 물을 자주 곁들이며 속도를 조절한다” 같은 기준이 있으면 술자리를 더 주도적으로 대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술을 얼마나 마셨느냐보다, 그 상황에서 내가 내 몸을 어떻게 배려했느냐예요. 분위기를 맞추려다 무리하게 마시고 다음 날까지 컨디션이 무너진다면, 그건 결국 나만 손해니까요.
주변의 권유를 단호하게 거절하는 게 어려운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한 잔만”, “분위기 맞춰야지”라는 말에 거절하지 못하고 따라가다 보면, 나중엔 그 자리가 힘들게만 느껴지죠. 그럴 땐 꼭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함께 자리를 채운다는 의미로 대화를 중심에 두고 참여하는 방식을 택해보세요.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분위기를 맞출 수 있고, 꼭 술을 따라야만 좋은 관계를 맺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자기를 지키는 태도가 더 신뢰로 이어질 수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오늘 밤의 나’보다 ‘내일의 나’를 중심에 두는 습관입니다. 회식은 단지 몇 시간의 모임이지만, 그 여파는 다음 날 업무, 기분, 식사, 심지어 수면까지 영향을 줍니다. “지금 한 잔이 내일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더 의식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기준을 지키는 습관은 결국 건강뿐 아니라 자기 효능감까지 높여주는 중요한 루틴이 됩니다.
나를 위한 기준은 타인이 대신 만들어줄 수 없습니다. 누구도 내 몸 상태를 나만큼 잘 알 수는 없으니까요. 회식 자리에서도 스스로를 배려하는 태도, 그리고 무리하지 않겠다는 내 기준은 곧 삶을 지키는 작은 실천입니다. 오늘 그 기준을 지켜냈다면, 이미 당신은 회식을 잘 해낸 겁니다.
3. 공복은 금물, 술보다 음식이 먼저입니다
회식 자리에서 가장 흔하게 반복되는 실수가 바로 ‘빈속에 술부터 마시는 습관’입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잔을 주고받고, 안주가 나오기 전에 분위기를 맞추려 술을 들이키는 일이 많죠. 그런데 이 작은 습관 하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큽니다. 공복 상태에서의 음주는 위벽을 직접 자극하고, 알코올 흡수 속도를 높여 급격한 취기를 유발합니다. 이는 간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다음 날 숙취와 피로를 심하게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회식 때는 음식이 먼저입니다. 가능하다면 식사를 간단히 하고 자리에 참석하거나,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음식을 먼저 섭취한 뒤 술을 곁들이는 게 좋습니다. 특히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알코올 흡수를 천천히 하도록 도와주고, 위장을 보호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고기나 생선, 달걀, 나물류 같은 메뉴를 먼저 집어보세요. 기름지고 자극적인 안주보다 훨씬 부담이 적습니다.
술을 마시는 속도 역시 중요합니다. ‘건배’ 후에 술을 연속으로 들이켜는 습관은 몸에 과도한 자극을 주게 됩니다. 술 한 잔을 마셨다면, 다음 잔 전까지는 반드시 물 한 컵을 함께 마셔주는 것, 이건 단순한 팁이 아니라 실제로 알코올 대사에 도움을 주는 행동입니다. 탄산수나 무알콜 음료를 함께 곁들이는 것도 술자리를 무리 없이 이어가는 좋은 방법이에요. 속도 조절만 잘해도 과음의 상당 부분은 피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중요한 건 ‘내 몸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살펴보는 습관입니다. 안색이 붉어지거나, 속이 불편한 느낌, 어지럼증이 느껴진다면 더 이상의 음주는 멈추는 게 맞습니다. 억지로 참는 것보다, 미리 조절하는 것이 더 현명한 대처입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읽는 데 집중하면, 회식이 더 이상 두려운 자리가 아니게 됩니다.
회식은 단순한 외식이 아닙니다. 평소보다 더 쉽게 건강한 루틴이 무너질 수 있는 환경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무얼 먹고, 얼마나 마실지’를 평소보다 더 의식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음식이 먼저, 술은 천천히. 이 순서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내일의 컨디션이 훨씬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 몸을 생각하는 이 단순한 원칙이, 회식을 지혜롭게 보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4. 회식 후에도 몸을 돌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회식은 단지 몇 시간 동안 술을 마시고 식사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갑니다. 밤이 늦도록 이어진 음주는 다음 날까지 숙취로 이어지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일상의 리듬마저 흔들어놓기 쉽죠. 그래서 회식 후의 시간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정말 중요합니다. 마신 만큼 챙기는 회복 루틴이 있어야 내일의 나를 지킬 수 있어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분 보충입니다. 알코올은 이뇨 작용을 유발해 체내 수분을 빠르게 배출시키며, 이로 인해 탈수와 두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귀가 후에는 반드시 따뜻한 물이나 미지근한 보리차, 전해질 음료 등을 충분히 마셔주세요. 차가운 물보다는 속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따뜻한 물이 위장에도 도움이 됩니다. 특히 자기 전 물 한 컵은 숙취 예방에도 큰 효과가 있어요.
그다음은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루틴입니다. 음주 후엔 몸이 쉽게 굳고, 신경이 과하게 예민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럴 땐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따뜻한 샤워만으로도 몸과 마음의 긴장을 많이 줄일 수 있어요. 잠자리에 들기 전, 조용한 조명 아래 5분 정도라도 내 몸을 이완시키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숙면을 돕고, 다음 날의 피로도를 크게 줄여줍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울렁거리는 느낌이 있을 땐 공복으로 자는 것보다는 속을 진정시켜 줄 음식을 소량 섭취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따뜻한 꿀물, 바나나, 식은 죽이나 미음 등은 위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몸을 편하게 만들어줍니다. 단, 자극적인 음식이나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는 피하는 게 좋아요. 회식 후에 라면 한 그릇이 땡긴다고 해도, 그 한 끼가 다음 날까지 컨디션을 좌우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회식이 특별한 날’이라는 인식을 버리는 겁니다.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니까 이번만큼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결국 나를 반복적인 무너짐 속으로 이끕니다. 회식도 결국은 일상의 일부입니다. 내가 꾸준히 쌓아온 건강 루틴이 회식 하루에 무너지는 일은 없어야 해요. 그래서 회식이 있는 날일수록 평소의 나를 지키기 위한 루틴을 더 의식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내 몸을 회복시켜주는 건 대단한 약이나 보약이 아니라, 오늘 밤 내가 나를 어떻게 다루었느냐에 달려 있어요. 회식이 끝난 후의 그 짧은 시간이 오히려 내일 하루의 전체 분위기를 바꿔줄 수도 있습니다. 회식은 마셨다고 끝이 아닙니다. 잘 마무리하는 것까지가 진짜 회식입니다.
5. 분위기를 따르되, 나를 잃지 않는 선택
우리는 가끔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에게 관대해지려 합니다. 특히 회식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나보다는 분위기를, 내 몸보다는 흐름을 더 우선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건강은 단지 일회적인 행위로 지켜지는 게 아닙니다. 건강은 결국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얼마나 지켜냈는가’에서 시작됩니다.
회식을 무조건 피하자는 게 아닙니다. 회식도 분명 필요한 자리고, 어떤 때는 소통의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다만 중요한 건 그 자리에서 ‘나의 리듬을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자리를 함께하더라도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그 기준을 존중하며 움직이는 사람은 오히려 더 신뢰받습니다. 분위기를 따르되, 중심은 스스로에게 두는 것. 이것이 요즘 시대의 회식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입니다.
건강한 음주 습관은 단순히 술을 적게 마시는 게 아닙니다. 술과 음식, 속도, 회복 루틴까지 전체 흐름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천할 수 있을 때 진짜 건강한 회식이 됩니다. 예를 들어 “첫 잔만 받고 이후는 물로 대체한다”, “음식은 반드시 먼저 챙긴다”, “귀가 후 스트레칭과 수분 보충은 기본이다”처럼, 나에게 꼭 맞는 루틴을 만들어 두면 술자리도 더 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회식이라는 자리를 내가 컨트롤할 수 있게 되는 순간, 그 자리는 더 이상 위협이 아니라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반복입니다. 한 번 실천하는 것보다, 매번 같은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해내는 힘이 결국 건강을 지켜줍니다. 그 힘은 의지라기보단 습관에서 나옵니다. 평소 나를 어떻게 관리해왔는지, 회식은 그 연장선에 있을 뿐입니다. ‘이번만은 괜찮겠지’가 반복되면, 결국 건강 루틴은 다시 무너지고 맙니다. 반대로 ‘이번에도 잘 지켰다’는 작은 성취가 모이면, 나의 일상은 흔들림 없이 단단해집니다.
건강을 지킨다는 건, 나를 지키는 일입니다. 술자리에서 무리하지 않는 선택, 음식을 먼저 챙기는 태도, 귀가 후 회복을 위한 사소한 실천까지—이 모든 행동은 ‘나는 나를 존중한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절제가 아니라, 나를 위한 존중. 그리고 그 존중이 반복되면, 언젠가 당신은 누가 뭐라 해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갖게 될 겁니다.
회식도 결국 일상의 일부입니다.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도, 무너지는 방식도 모두 반복 속에서 생깁니다. 어느 쪽이든 내가 선택할 수 있어요. 오늘도 회식이 있다면, 잊지 마세요. ‘마시는 술’이 아니라, ‘지키는 나’가 중심이 되는 밤이 되길. 그 하나의 선택이, 내일의 나를 더 편안하게 만들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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